여자 둘의 수다.

27일날 밤 8시에 갑자기 난 J모양이 보고싶어졌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나 거기갈꺼다. 피쉬가자.' 마침 J모양은 삼일동안 밖에 안나갔다면서 제발 좀 와주라고했다. 그래서 난 옷 갈아입고 가방메고 버스타러 나갔다. 비 올것 같아서 우산도 챙겼다. 준비하고 버스타고 도착하니까 9시가 되었다. 느린 J모양은 나를 무려 10분이나 기다리게 했다. 그래서 나는 매우 화가나있었다. (결국 피쉬에서 J모양이 쐈다.)

어쨌든 우리는 피쉬로 향했다. 이 얼마만에 둘이서 피쉬를 가는 것인지 서로 감동해서 피쉬에 들어선 순간 깔깔깔 웃어버렸다. 다행히도 카운터에 아저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저씨가 있었다면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이미 취해서 왔구나'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키위소주랑 안주세트를 시켰다. 이 날은 얘기하려고 만난 것이라서 술은 안시켰다. 정말 저 키위소주는 주스이다. '소주'라는 말이 붙은건 조금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안주도 그냥그냥 그랬다. 탕수육은 조금 맛있었던 것 같다. 모듬 소세지는 부실했고, 나초는 치즈도 안나왔고!

9시20분부터 1시까지 총 3시간 40분을 피쉬에서 수다를 떨었다. J모양의 애인은 공군부대에있다. 물론 그 녀석은 내 친구이다. CC이니 내 친구도 된다. 그것도 그냥 CC가 아닌 과 CC. 우리 둘의 대화는 자연스레(?) 애인이야기로 흘러갔다. 나는 애인이 없지만 친구들이 애인을 주제로 이야기해도 별로 거부감 없이 얘기하는 타입이므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이 날 이야기 했던 것중 가장 열을내면서 이야기 했던 것이 바로 군대에 있는 애인을 사귀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작년까지만해도 절대적으로 '동갑' 애인이 생기길 바랐었다. 정말 '곧 죽어도 동안!' 이라는 말을 친구들한테 수십 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 '곧죽어도 동갑은 싫다!' 가 되어버렸다. 이유는 두 가지 이지만 두 가지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나와 동갑인 아이들은 대부분이 군대에 가 있다는 것'이다.

J모양과 그녀의 애인의 관계를 보면 정말 군대에 있는 남자를 사귀는 것은 조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고 서로 떨어져있어서 힘들고 게다가 비용까지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또 매일 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조금씩 침식되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서로 믿고 신뢰하는 것이 남녀가 교제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침식되고 있다니 왠지 교제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

'안에 있는 사람'(남자)이 '밖에 있는 사람'(여자)을 구속하면 그 때부터는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관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안에 있는 사람은 안에 있는 사람이고 밖에 있는 사람은 밖에 있는 사람이다. 즉 서로의 생활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구속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남자는 남자대로 불안해서인지 계속해서 면회 오라고 전화를 하고, 여자는 밖에서 자기 나름의 생활 패턴이 있어서 가지 못하는데 억지로 시간을 내서 간다고하고. 둘의 관계가 이렇게 되기 시작하면 둘의 교제는 곧 끝이 나게 되어있는 것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것이 내 친구들의 상황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들 '너 그 아이랑 헤어지는게 너한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 한다고 했다. 나도 그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나까지 그렇게 말해버린다면 정말 이 둘 사이에 금이 갈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들을 많이 보다보니 나는 절대적으로 연상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1시에 피쉬에서 나와서 맥도날드로 향했다. 난 언제나 그렇듯 그린티 맥플러리 친구는 쿠키앤크림 맥플러리를 사들고 에어컨의 찬바람에 덜덜 떨면서 방학 계획이랑 성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J모양은 방학내내 랩실에 나가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7월 초 즈음에는 서울에가서 2주일정도 있다가 온다고 했다. 나도 7월달에 서울에 두번 정도 갈 예정이 있긴하다. 한 번은 방학이면 늘 그랬듯이 이모네 집에 가는 것인데, 작년에 사촌 동생들한테 너무 시달렸더니 가기 싫어졌다. 그리고 다른 한번은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가려고 가는 것인데, 이것은 그 때 사정을 봐서 갈 수도 있고 안 갈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보류이다. 결론은 난 서울에 안 갈 확률이 높다는 것. 게다가 7월 달이면 아버지 일이 피크일 때라서 내가 어딘가를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열심히 합리화 중이구나-_-)

마지막으로 성적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공학수학' 점수가 발표 되었다고 하는데 난 대략 B인것 같고 J모양도 B인 것 같았다. 이제 화요일이면 모든 성적이 한꺼번에 뜰텐데 벌써부터 J모양과 나는 바들바들 떨고있다.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1시 40분 즈음에 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가끔 여자 둘이서 안취하게 마시면서 새벽에 수다 떠는건 정말 즐거운 것 같다. 왠지 밤이고 새벽이라서 그런지 은밀한(?)이야기도 할 수 있고 좀 더 솔직해진달까. 아무튼 어제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by sils | 2008/06/29 03:58 | -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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